1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수원시 영통구 원천동 '광교중흥S클래스' 전용 84㎡가 지난달 말 12억원(2층)에 매매됐다. 이 아파트 전용 84㎡는 지난해 11월 18억원(17층)에 매매되고 호가도 20억원을 넘겼지만, 거래절벽이 본격화되며 1년 만에 6억원 급락했다. 9월 17일 같은 면적이 14억5000만원(16층)에 팔린 것과 비교하면 약 2주 만에 2억5000만원 낮아진 셈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비과세를 노린 특수한 매물이라고 설명한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양도소득세 비과세 혜택을 받기 위해 9월 내에 처분해야 했던 매물"이라며 "인기가 낮은 단지 뷰 2층이라 가격이 더 낮아졌던 것이고, 다른 매물 호가는 14억원대"라고 말했다.
집값이 추가 하락할 것이라는 댓글이 이어지자 집주인으로 보이는 이들도 반격에 나섰다. 한 누리꾼은 '관심주는 분들이 많아서 난리도 아니다'며 '다들 매수 대기하는 거냐'고 비판했다. 또 '입주민 아닌 분들이 더 관심 갖는 중흥S-클래스', '살기 좋은 곳이니 당신들 집 걱정이나 해라' 등 날 선 반응이 이어졌다. 댓글을 캡처해 법적 조치하겠다는 경고성 댓글이나 12억원에 주택을 판 매도인을 비난하는 모습도 엿볼 수 있었다.
이러한 집값 하락세는 광교 중흥S-클래스에서만 벌어지는 현상은 아니다. 지난달 안양시 동안구 평촌동 '푸른마을인덕원대우' 전용 59㎡가 최고가 대비 3억4000만원 낮은 5억3000만원에 손바뀜되자 부동산 커뮤니티에 '24평 헐값에 매도한 사람 누구인가요? 본인 급하다고 이기적으로 피해를 주는 게 맞다고 봅니까?', '매수자 신상도 현수막 걸어야 하는 거 아닐까요? 그래야 함부로 못 사죠' 등 매도인과 매수자를 힐난하는 게시물이 이어졌다.한 중개업소에 급매 상담 안내문이 걸려 있다.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서울 강서구 마곡동 '마곡13단지힐스테이트마스터' 전용 59㎡도 최고가 대비 3억8000만원 낮은 9억8000만원에 거래가 체결되자 지역 커뮤니티에 '13억원짜리 자산을 10억원으로 만들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강동구 상일동 '고덕아르테온'에서는 전용 84㎡가 최고가에서 5억원 빠진 14억8000만원에 매매되자 '이웃들 재산을 깎아 먹고 고덕의 가치를 파괴하느냐'며 '무책임한 행동으로 남들에게 피해를 줬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급매물을 포털 사이트에 등록했다가 시세를 지키지 않으면 문을 닫도록 만들겠다는 항의 전화를 받은 일이 있다"며 "거래 절벽에 급매물 가격이 내려가면서 집주인들이 한층 예민해졌다"고 토로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무주택자가 집값 하락을 바라는 것은 언제나 당연한 일"이라면서 "이전에는 웃고 넘겼던 집주인들이 거래절벽이 심화하자 날 선 반응을 보인다. 예전과 같은 여유가 사라졌다"고 평가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